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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HBM이라고 하면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이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했는데, UBS가 내년에 삼성전자가 점유율 41%로 SK하이닉스(39%)를 앞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비트(Bit) 출하량 기준으로 HBM 시장 1위가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AI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주도권이 이렇게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투자자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소식입니다.

점유율 역전, 숫자가 말하는 것
제가 처음 이 기사를 봤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숫자였습니다. UBS 애널리스트 니콜라스 고도아는 SK하이닉스가 올해 HBM 비트 출하량의 48%를 차지해 1위를 유지하지만, 2027년에는 삼성전자가 41%, SK하이닉스가 39%로 순위가 뒤집힐 것이라고 봤습니다. 마이크론은 20%로 3위를 유지할 전망입니다(출처: 서울경제 UBS 분석 보도).
여기서 비트 출하량이란 메모리 반도체가 실제로 얼마나 많이 시장에 공급됐는지를 데이터 저장 단위인 '비트' 기준으로 환산한 수치입니다. 쉽게 말해 누가 더 많은 메모리를 실제로 팔았느냐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점유율 차이가 겨우 2%포인트이지만, 1위가 바뀐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에는 굉장히 큰 신호로 읽힐 수 있습니다.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숫자만 보고 SK하이닉스가 어려워진다고 판단하는 건 너무 단순한 해석이라고 봅니다. 글로벌 D램 비트 수요 증가율이 올해 22%에서 내년 36%로 뛰어오른다는 전망이 함께 나왔으니까요. 시장 전체가 커지는 속도 속에서 점유율이 조금 줄었다고 해서 SK하이닉스의 절대적인 출하량이 줄어드는 건 아닙니다.
삼성전자 추격의 핵심, HBM4
제 경험상 반도체 산업에서 "기술 세대 전환" 시점이 주도권이 바뀌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입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2월 업계 최초로 HBM4 양산 제품을 출하했고, 평택·용인 사업장에서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게 이번 전망의 핵심 근거입니다.
HBM4란 고대역폭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의 6세대 제품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HBM이란 여러 개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GPU 옆에 아주 가까이 배치함으로써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든 메모리입니다. AI 연산을 담당하는 GPU가 데이터를 처리할 때 병목 현상 없이 빠르게 메모리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데, HBM이 바로 그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HBM4에서 양산 선두를 차지했다는 점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실제 공급 가능 여부를 입증했다는 의미입니다. 아무리 좋은 칩을 설계해도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충분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납품하지 못하면 시장 점유율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차세대 HBM에서 양산 안정성을 먼저 확보하면서 엔비디아 같은 주요 AI 반도체 고객들과의 인증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다만 ~라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삼성전자가 출하량 1위를 달성하더라도 수율(양산 과정에서 정상 제품이 나오는 비율)과 고객 인증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으면 진짜 주도권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수율이란 전체 생산 웨이퍼 중 불량 없이 사용 가능한 칩의 비율을 뜻합니다. 수율이 낮으면 많이 만들어도 실제로 팔 수 있는 양이 줄어들고, 원가 부담도 커집니다.
- 삼성전자: 2026년 2월 업계 최초 HBM4 양산 출하, 평택·용인 생산능력 확대 중
- SK하이닉스: HBM3E까지 선점 효과·엔비디아 공급 관계 유지, 고수익 고객 기반 보유
- 마이크론: 20% 점유율로 3위 전망, 미국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생산능력 확대 중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메모리 사이클의 양면
이번 기사에서 제가 가장 오래 생각하게 만든 부분이 바로 이겁니다. UBS는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새로 추가되는 D램 웨이퍼 생산능력 대부분이 HBM에 투입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상대적으로 제한되고, 낸드플래시 역시 중국을 제외하면 단기 신규 투자가 사실상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출처: 서울경제 UBS 분석 보도).
낸드플래시(NAND Flash)란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SSD나 스마트폰 저장장치에 주로 쓰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AI 서버용 HBM 수요가 워낙 강하다 보니, 기존 범용 D램과 낸드 생산에 쓰일 웨이퍼 라인까지 HBM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구조적 변화입니다.
~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을 너무 낙관적으로만 해석하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반도체 산업은 투자 결정과 실제 공급 증가 사이에 2~3년의 시차가 있습니다. 지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모두 HBM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AI 투자가 예상보다 둔화되거나 고객들의 재고 조정이 시작되면 공급 과잉 전환 속도가 생각보다 빠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28년 공급 부족 전망을 기대치의 상한선으로 보되, 2026~2027년 사이에 각 기업의 투자 속도 조절이 얼마나 절제되느냐가 더 중요한 변수라고 봅니다. 과거 메모리 사이클을 돌아보면, 수요 전망만 믿고 공급을 무한정 늘렸다가 한순간에 단가가 폭락한 사례가 반복됐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와 주주환원, 지금 어떻게 볼 것인가
주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고점 298만 7천 원에서 132만 2천 원까지 약 56% 급락한 상황입니다. 저도 처음엔 이 정도 낙폭이면 기업 펀더멘털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UBS의 해석은 달랐습니다.
UBS는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가 구조적으로 높아진 메모리 수익성과 잉여현금흐름(FCF) 창출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이란 기업이 설비투자 등 필수 지출을 모두 빼고 실제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현금을 의미합니다. 이 수치가 높다는 건 기업이 주주환원이나 추가 투자를 위한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UBS는 올 하반기 약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가능성을 언급했고,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아우르는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이 발표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목표주가는 기존 32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소폭 낮췄지만, 여전히 현재 주가 대비 두 배 이상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셈입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제 생각엔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를 지금 당장 매수할지 말지보다 더 중요한 건 삼성전자 추격, HBM 사이클 지속성, AI 투자 속도라는 세 가지 변수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느냐입니다. 이 세 변수가 긍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주주환원 확대는 기업가치 재평가의 트리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반면 하나라도 꺾이면 주주환원 발표만으로 주가를 떠받치기 어렵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HBM이 뭔가요? 일반 D램이랑 뭐가 다른가요?
A. HBM(고대역폭메모리)은 여러 장의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GPU 바로 옆에 붙여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든 메모리입니다. 일반 D램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수십 배 빠르지만, 생산이 훨씬 복잡하고 가격도 비쌉니다. AI 연산처럼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HBM 없이는 GPU 성능을 제대로 끌어내기 어렵습니다.
Q. 삼성전자가 HBM 1위가 되면 SK하이닉스 주식은 팔아야 하나요?
A. 단순히 점유율 순위만으로 투자 판단을 내리기엔 변수가 너무 많습니다. 시장 자체가 커지고 있어 SK하이닉스의 절대 출하량은 여전히 성장할 수 있고, UBS는 오히려 현재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의 추격 속도, AI 투자 지속성, 자사주 매입 같은 변수들을 함께 모니터링하는 게 현명합니다. 저는 투자 전문가가 아니므로 구체적인 매수·매도 판단은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합니다.
Q. HBM4가 HBM3E보다 얼마나 좋은 건가요?
A. HBM4는 6세대 제품으로, 이전 세대인 HBM3E보다 데이터 대역폭과 에너지 효율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AI 가속기의 연산 속도가 빨라질수록 메모리가 데이터를 공급하는 속도도 따라와야 하기 때문에, HBM4 세대부터는 이전보다 더 높은 적층 수와 넓은 인터페이스를 통해 병목 현상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가 진화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이 세대에서 양산을 먼저 시작했다는 점이 이번 점유율 역전 전망의 핵심 근거입니다.
Q.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8년까지 간다는 게 사실인가요?
A. UBS의 전망이긴 하지만, 반도체 산업은 수요와 공급 예측이 매우 어렵습니다. HBM에 웨이퍼 라인이 집중되고 낸드 신규 투자가 제한적이라는 구조적 요인은 사실이지만, AI 투자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되거나 기업들이 과잉 투자를 하면 공급 과잉으로 전환될 수도 있습니다. 낙관적 전망과 비관적 시나리오를 모두 열어두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게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결론
HBM 시장의 1위 경쟁은 단순히 삼성전자 대 SK하이닉스의 자존심 싸움이 아닙니다.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을 누가 더 안정적으로, 더 높은 수익성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의 싸움입니다. 삼성전자가 HBM4 세대부터 생산능력과 기술력으로 빠르게 추격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선점 효과와 고객 기반, 잉여현금흐름 창출력을 무기로 맞서고 있습니다.
제가 이 뉴스를 보면서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누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느냐보다 HBM 시장 전체가 얼마나 빠르게 커지느냐, 그리고 각 기업이 수율·고객 인증·장기 계약을 얼마나 탄탄하게 쌓느냐가 진짜 승부를 가를 것입니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이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도, 과잉투자와 수익성 악화라는 오래된 함정을 피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각 기업의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과 주주환원 정책 발표를 주의 깊게 지켜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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